페럼타워는 서울 중구 을지로5길 19, 수하동에 자리한 업무용 빌딩입니다. 을지로 도심에서 각도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외관과 건물 안 여러 높이에 배치한 공용공간이 특징입니다. 동국제강그룹의 사옥으로 지어진 이 건물에는 철강 기업의 정체성과 오랫동안 같은 터를 지켜온 본사의 역사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2010년 준공한 페럼타워의 규모와 이름
간삼건축이 설계한 페럼타워는 2010년 준공됐으며,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입니다. 대지면적은 3,749.40㎡(약 1,134평), 건축면적은 2,069.81㎡(약 626평), 연면적은 55,694.62㎡(약 16,848평)입니다. 서울 중심업무지구 안에서 지상 업무공간과 지하 공간을 함께 갖춘 사옥으로 조성됐습니다.
건물 이름은 철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착안했습니다. 임직원이 참여해 정한 ‘페럼’이라는 이름에는 동국제강그룹의 철강 사업 정체성이 반영돼 있습니다. 외관과 명칭은 모두 기업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건축 관련 수상 이력으로는 201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과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 2012년 국제부동산어워드 5 STAR가 있습니다. 준공 이후 국내외 건축·부동산 분야에서 이름을 올린 건물입니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수정체 외관
외관의 출발점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와 성장을 상징하는 수정체입니다. 땅속에서 솟아오른 원석이 거대한 강철 구조물에 기대어 있는 듯한 형상을 하나의 건물로 표현했습니다. 원석과 강철은 별개의 장식물이 아니라 전체 형태를 설명하는 하나의 모티프이며, 이를 통해 다양하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건물이 서로 다른 형상으로 읽히도록 구성한 점도 외관의 핵심입니다. 한쪽에서 보이는 윤곽만으로 전체 모습을 설명하기보다 시점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형태를 의도했습니다. 수정체라는 주제는 특정 면의 장식에 머무르지 않고, 건물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때의 인상에 적용됐습니다.
내부 공간은 외부의 강한 조형성과 함께 따뜻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 목표로 삼았습니다. 외부에서는 기업의 역동성을 표현하고, 실내에서는 일상적으로 머무는 공간의 분위기를 고려한 접근입니다.
창가의 빛을 조절하는 전동 롤스크린
준공 당시 전 층에 적용한 전동 롤스크린은 창가로 들어오는 빛을 조절하기 위한 설계 요소입니다. 직사광선을 가리는 동시에 인접 빌딩에서 실내가 들여다보이는 것을 줄이려는 목적을 담았습니다. 주변 건물과 마주하는 도심 사옥의 조건을 창 주변 설비에 반영한 것입니다.
저층 공용부와 16층 쉼터
페럼타워는 네 곳의 건물 진입 통로를 마련하고, 지하 2·3층을 공용공간으로 개방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에스컬레이터로 연결했으며, 저층부와 고층부 승강기를 갈아탈 수 있는 지상 16층에는 외부를 바라볼 수 있는 쉼터를 배치했습니다.
공용부는 건물 안에서 특정 사무실이 단독으로 쓰는 공간을 제외하고 여러 이용자가 함께 쓰는 공간을 뜻합니다.
옛 학교 부지에서 이어진 본사 역사
이 터와 동국제강그룹의 인연은 1974년 시작됐습니다. 1954년 영등포구 당산동 공장에서 출발한 그룹은 당시 을지로에 있던 3층 규모의 옛 청계초등학교로 본사를 옮겼습니다. 지금의 고층 사옥이 들어서기 전에는 학교로 쓰이던 낮은 건물이 본사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룹은 재개발을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난 2007년까지 이곳을 33년간 본사로 사용했습니다. 이후 사옥 신축을 마치고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페럼타워의 역사는 새로운 업무용 건물을 확보한 사건에 더해, 오랫동안 사용한 본사 터를 다시 사옥으로 조성한 과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2015년 매각과 2025년 매매계약
페럼타워는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2015년 4월 매각됐습니다. 업황 침체와 실적 악화 속에서 추진한 사업 구조 개편의 일부였습니다. 본사로 조성한 상징적 건축물이 자산 매각 대상이 되면서, 건물의 역사에도 기업 재편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2025년 7월 25일 동국제강은 임시이사회에서 페럼타워 매수를 의결하고 삼성생명과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금액은 6,450억 6천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