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업 이전과 건물 매입 매각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블루핀입니다.
계약서에는 원상복구 문구만 있는데 임대인이 철거 범위와 단가를 밝히지 않은 채 보증금 공제액부터 통보하면 금액보다 책임 범위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쉽게 말해 원상복구는 임차인이 손댄 부분을 처음 빌렸을 때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오늘은 원상복구비 보증금 공제를 주제로, 공제 통지를 받은 뒤 어떤 순서로 범위와 금액을 가려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공제 통지에 바로 답하지 않는 이유
계약서 한 줄만으로 통보된 총액이 그대로 공제 범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증금은 실제로 생긴 원상복구 손해를 담보할 수 있지만 공제할 채권이 발생했다는 점은 임대인이 주장하고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대법원 95다14664·14671 판결에 비춰 보면 임차인은 총액을 곧바로 수용하기보다 어떤 훼손에 얼마가 필요한지 근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 평균보다 낮다는 이유로 바로 수용해서도 안 되고 평균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전부 부당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2. 계약 당시 상태와 특약 대조
금액보다 먼저 볼 것은 임차인이 처음 넘겨받은 상태와 원상복구 특약의 구체성입니다. 원칙적인 반환 기준은 현재 건물의 새것 상태가 아니라 임차 당시 상태라는 것이 대법원 2023다249661 판결의 취지입니다. 입주 전부터 있던 천장이나 바닥을 종전 임차인이 설치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 임차인의 철거 범위로 바로 묶기 어렵습니다.
반면 현 임차인이 파티션 위치를 바꾸거나 설비를 추가했다면 그 변경 부분은 계약 당시 모습으로 돌려놓을 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통상 손모는 공간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생긴 낡음이나 흔적을 말합니다. 서울중앙지법 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은 통상 손모와 임차인이 책임질 훼손을 구분하고 이를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려면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저희가 원상복구비 상담을 정리할 때도 총액부터 따진 경우보다 입주 당시 사진과 특약을 먼저 맞춘 경우에 협의할 범위가 더 선명했습니다.
3. 실제 철거와 시설 재사용 여부
계약상 복구 대상처럼 보여도 임대인이 실제로 철거하지 않고 다음 임차인에게 그대로 넘길 예정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시설을 존치한 채 다시 임대하려는 상황에서는 약정이 있어도 그 복구비를 공제할 수 없다고 대법원 2002다52657 판결은 판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견적서를 검토하기 전에 철거 예정일과 작업 범위를 받고 다음 임차인의 재사용 여부를 먼저 가리는 편이 맞습니다.
전체 시설을 철거한다면 계약상 책임 범위 안의 실제 비용을 따지지만, 그대로 사용한다면 발생하지 않은 철거비까지 부담할 이유가 약해집니다. 다만 일부만 재사용하는 경우에는 남겨 두는 부분과 철거하는 부분을 도면이나 사진에 표시해 같은 시설의 비용이 겹치지 않게 봅니다.
저희가 퇴거 전 상태를 함께 살필 때는 천장과 바닥을 한 묶음으로 보지 않고, 임차인이 바꾼 부분과 그대로 둔 부분부터 나눕니다.
4. 견적 공종과 수량 검증
실제 철거 대상이 정해진 다음에는 총액을 공종과 수량으로 풀어 봐야 합니다. 공종은 공사를 성격별로 나눈 항목을 말하며 철거와 폐기 처리가 따로 계산됐는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세부 견적에는 어떤 작업인지 품명을 적고, 자재 규격과 수량을 나눈 뒤 단가와 금액을 보여 줘야 비교가 가능합니다.
수량은 계약 당시 상태로 되돌릴 면적과 맞아야 하므로 존치할 천장까지 철거 면적으로 잡거나 같은 바닥을 두 항목에 넣지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단가는 세부 견적의 수량·규격·작업 항목과 비교 자료를 대조하고, 차이가 있으면 산정 근거를 요청합니다.
기존 수준으로 복구하면 되는 곳에 더 높은 사양의 새 자재가 반영됐다면 성능 개선 비용까지 임차인 몫으로 섞였는지 분리해 협의해야 합니다.
공사 기간에 해당하는 비용까지 청구됐다면 임대인이 언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는지와 실제 필요한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도 산정 근거에 맞춰 봐야 합니다.
5. 사진과 메일 및 인수인계 기록
마지막에는 계약 당시 자료와 퇴거 직전 기록을 같은 위치별로 묶어 임차인이 바꾼 부분을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 공간 사진은 배치와 존치 시설을 남기고 가까이 찍은 사진은 긁힘이 자연스러운 마모인지 별도 훼손인지 가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메일에는 임대인이 요구한 철거 항목과 재사용 여부에 관한 답변을 남기며 말로 합의한 내용도 다시 정리해 공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인수인계 기록에는 열쇠 반환뿐 아니라 남겨 둔 시설과 철거가 끝난 구역을 적어 실제 반환 상태를 고정해야 합니다. 특히 사진마다 계약 조항과 견적 항목을 연결하면 책임 범위를 가르는 근거가 선명해집니다.
직접 협의가 멈추면 이 자료를 바탕으로 조정이나 별도의 법률 검토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계약서 원본과 세부 견적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블루핀은 공제액부터 흥정하지 않고 계약 당시 상태를 먼저 정한 뒤 실제 철거 여부를 가리고 마지막에 수량과 단가를 맞춥니다. 공제 범위는 특약 문구만 떼어 보지 말고 임차인이 만든 변경과 실제 복구 작업이 증빙에서 서로 맞는 부분까지로 협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