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루핀입니다.
사무실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 임대인과 갱신 조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임대료를 올리겠다는 말만 듣고도 '이제 나가야 하는 건가' 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묵시적 갱신을 주제로 임대인의 조건 변경과 퇴거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묵시적 갱신이란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임대인이 아무 말 없이 임차인이 계속 쓰게 두면,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을 뜻합니다.
1. 묵시적 갱신 성립 기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은 임대인이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이나 조건변경 통지를 하지 않으면, 기간 만료 시 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이때 갱신되는 기간은 1년입니다.
임대인이 정해진 기간 안에 명확한 통지를 하지 않았다면 계약은 자동으로 1년 연장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퇴거 요구를 받았다면 통지 시점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임대인의 인상 통화가 갱신 거절인지 협상인지 기록이 남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전화로 '임대료를 올리겠다'고만 말하고 갱신 거절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경우, 임차인은 이를 단순한 인상 요구로 받아들여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인이 나중에 '그때 갱신을 거절했다'고 주장하면 분쟁이 생깁니다.
구두 통지는 증거가 남지 않아 서로의 의사 해석이 달라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화가 끝난 뒤에는 내용증명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2. 임대료 인상 요구와 갱신 거절의 구분
대법원 2024다315046 판결은 민법 제628조의 차임증액청구권은 임대차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행사하는 권리이므로, 임대인이 기간 만료 후 차임 증액만 요구한 것으로는 민법 제639조 제1항의 이의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2025년 3월 13일 선고된 이 판결의 취지는 단순한 임대료 인상 요구 자체는 갱신 거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상을 거절하면 나가야 한다'는 식의 압박을 받더라도 바로 이전을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법원 2002다23482 판결은 임대인이 인상된 보증금·차임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명도하겠다고 통지한 경우, 그 통지만으로는 묵시적 갱신을 배제하는 이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임대료 인상 이야기라도 임대인이 한 말의 정확한 문구가 결과를 가릅니다.
3.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 기한
대법원 2023다307024 판결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임대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만 제한할 뿐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은 제한하지 않으므로, 임차인이 만료 1개월 전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을 통지해도 계약은 묵시적 갱신 없이 만료일에 종료한다고 판시했습니다.
2024년 6월 27일 선고된 이 판결에 따르면 임차인은 만료 직전에 갱신거절을 통보해도 3개월 해지 유예 없이 만료일에 계약을 끝낼 수 있습니다.
이전 결정이 늦어져도 불리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이미 묵시적 갱신이 성립한 뒤에는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해도 3개월의 유예가 붙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5항은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 통고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이전을 결정했다면 만료 전에 갱신거절을 통보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4. 적용 법률에 따른 차이
같은 '묵시적 갱신'이라도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통지 기한과 해지 유예 기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는 임대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이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로 제한되고 묵시적 갱신 시 존속기간이 1년입니다.
그런데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초과해 민법이 적용되는 임대차는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내' 이의만 하면 되고, 해지 통고의 효력 발생 시점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된다면,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최대 10년까지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습니다.
반면 기준을 초과해 민법이 적용된다면 갱신요구권이 없으므로, 임대인과의 협상이나 이전 계획을 더 일찍 세워야 합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면 묵시적 갱신을 유지하면서 임대인의 조건 변경에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계약서의 환산보증금부터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묵시적 갱신 여부를 판단하려면 계약 만료일, 임대인이 통지한 날짜와 문구, 임차인이 계속 사용·수익했는지, 환산보증금 기준 초과 여부를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통지 내용은 구두가 아닌 내용증명 등 도달을 증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남겨야 합니다.
5. 함께 볼 기준과 판단 순서
묵시적 갱신만으로 결론을 내리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법원 2024다315046 판결은 차임증액청구만으로는 이의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도, 임대인의 이의는 명시적·묵시적·조건부로 가능하고 '더 이상 임대차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객관적으로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으면 이의로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판례 결론을 모든 계약에 자동 적용하면 안 되며, 임대인이 실제로 한 말과 보낸 문서의 문구·시점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갱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묵시적 갱신과 함께 계약갱신요구권과 차임 증감청구권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묵시적 갱신과 별개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차임증감청구권은 임대료가 적정하지 않을 때 조정을 요구하는 권리인데, 임대인이 인상을 요구할 때 임차인이 증감청구로 맞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묵시적 갱신 여부를 판단할 때는 이러한 권리들의 행사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전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
묵시적 갱신으로 1년씩 연장되는 것과 별개로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장기 입주 전략을 세울 때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AI 생성 이미지. /블루핀부동산중개
정리하면 임대인의 인상 요구만으로는 묵시적 갱신이 깨지지 않습니다.
적용 법률과 통지 문구를 먼저 확인하고, 기록이 남지 않은 대화는 내용증명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장 확인이나 조건 비교가 필요하시면 블루핀으로 문의해 주시면 상담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