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하이브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476에 자리한 지상 17층 업무시설입니다. 강남대로 교차로 모서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약 3,300개의 원형 구멍이 뚫린 콘크리트 외벽입니다. 이 외벽은 건물의 표정을 만드는 동시에 구조를 지탱하며, 안쪽에는 기둥의 간섭을 줄인 업무공간이 펼쳐집니다.
강남대로 모서리에 선 17층 업무시설
어반하이브의 위치는 신논현역 일대의 강남대로변입니다. 대로를 따라 보이는 넓은 면과 교차로 쪽 측면에 원형 패턴이 이어져, 모서리에서도 외관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복잡한 윤곽이나 여러 개의 매스를 겹치는 대신 단순한 직육면체를 세우고 표면의 구성에 힘을 준 건물입니다.
항목 | 내용 |
|---|---|
건물명 | 어반하이브 · Urban Hive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476 |
주용도 | 업무시설 |
지상 규모 | 17층 |
설계 | 김인철 · 아르키움 |
구조 설계 | 센구조연구소 |
외벽 | 원형 개구부가 있는 노출콘크리트 구조벽 |
외벽 두께 | 약 40cm |
원형 개구부 | 약 3,300개 · 지름 약 1m |
내부 구조 | TSC 합성보 적용 · 약 17.35m 경간 |
건물의 용도를 이해할 때는 거리에서 마주하는 저층부와 그 위의 업무공간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관은 하나의 연속된 패턴으로 묶이지만, 아래쪽에서는 도시와의 접점을 만들고 안쪽에서는 사무실의 공간 활용을 다룹니다. 단일한 겉모습 안에 서로 다른 공간의 역할을 담은 구성입니다.
약 3,300개의 원이 만드는 외관
외벽의 원형 구멍은 지름 약 1m로, 작은 장식 구멍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같은 형태가 가로와 세로로 반복되면서 콘크리트 면 전체에 일정한 간격을 만듭니다. 멀리서는 수많은 원이 모인 하나의 표면으로 보이고, 가까이서는 각 구멍의 테두리와 안쪽 면이 따로 읽힙니다.
이때 중요한 치수가 외벽 두께 약 40cm입니다. 구멍은 얇은 판에 그린 원처럼 평평하지 않고 깊이를 갖습니다.
노출콘크리트는 콘크리트 표면 자체를 마감으로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어반하이브에서는 다른 재료로 표면을 덮기보다 원의 가장자리와 벽의 두께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건물 전체의 형태는 단순하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볼 부분은 이러한 재료의 표면과 개구부의 깊이에 모여 있습니다.
건물을 감싸는 외벽이 구조를 맡는 방식
어반하이브의 콘크리트 외벽은 외관을 꾸미기 위해 붙인 판이 아닙니다. 건물에 작용하는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벽으로 계획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둥과 보, 벽은 서로 다른 부재로 구별됩니다. 이 건물의 외피는 이들이 시각적으로 나뉘는 정도를 줄이고, 구멍 사이에 이어지는 콘크리트가 하나의 면을 이루도록 설계됐습니다. 벌집을 연상시키는 인상은 구멍의 반복에서 생기지만, 원 사이에 남는 부분이 연속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외관의 특징과 실내의 특징을 따로 떼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바깥쪽 벽이 구조적 역할을 맡는 결정은 내부 사용자 공간에서 구조 부재의 간섭을 줄이려는 계획과 연결됩니다. 외벽을 통해 건물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안쪽 평면을 더 유연하게 구성하려는 접근입니다.
17.35m 공간을 잇는 TSC 합성보
내부 폭 약 17.35m를 중간 기둥 없이 연결하는 데에는 TSC 합성보가 사용됐습니다. 보는 바닥 등의 하중을 받아 지지점으로 전달하는 수평 구조 부재입니다. 지지점 사이의 거리를 뜻하는 경간이 길어질수록, 그 사이를 잇는 보의 구조적 역할이 커집니다.
TSC 합성보는 강판으로 만든 틀 내부에 콘크리트를 채워 두 재료가 함께 힘을 받도록 하는 부재입니다. 어반하이브의 원형 외벽 자체가 TSC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외곽의 콘크리트 구조벽과 내부 공간을 가로지르는 합성보는 각각의 위치에서 다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차이를 구별하면 건물의 구조가 더 분명해집니다. 외벽은 건물 둘레에서 지지하는 면을 만들고, 보는 떨어진 지지점 사이를 연결합니다.
어반하이브에 적용된 보의 높이는 약 60cm입니다. 이 수치는 사무실의 천장고를 가리키지 않고 구조 부재 자체의 크기를 뜻합니다. 넓은 경간을 확보하는 계획에서는 보의 길이뿐 아니라 높이도 함께 고려되며, 여기서는 긴 내부 공간을 지탱하는 구체적인 구조 해법으로 합성보가 쓰였습니다.
코어와 사용자 공간을 구별한 업무 평면
업무공간의 설계 방향은 코어를 제외한 사용자 공간에서 구조 요소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코어는 통상 계단과 승강기 등 수직 이동 기능이 모이는 중심 영역을 뜻합니다. 사용자 공간은 그 주변에서 실제 업무와 실내 배치가 이루어지는 영역으로, 두 부분은 건물 안에서 담당하는 기능이 다릅니다.
어반하이브의 열린 업무공간이라는 표현도 이러한 구조 계획을 가리킵니다. 내부 한가운데에 구조기둥을 추가하는 대신 외벽과 긴 보를 활용해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구조기둥은 쉽게 옮길 수 없는 요소이므로, 그 간섭을 줄이는 것은 실내를 나누고 연결하는 설계의 여지를 넓히는 방법입니다.
구조적으로 열린 평면과 실제 사무실의 인테리어는 구별됩니다. 전자는 건물의 뼈대가 만드는 기본 조건이고, 후자는 그 안에 칸막이와 가구 등을 어떻게 배치했는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어반하이브에서 주목할 부분은 개별 입주사의 배치가 아니라, 사용자 공간의 유연성을 고려해 구조를 정했다는 점입니다.
콘크리트와 유리 사이에 남겨 둔 공간
원형 구멍이 있는 콘크리트 벽 바로 뒤에 사무실이 붙어 있는 구성은 아닙니다. 바깥 구조벽과 안쪽 사무실 유리면 사이에는 외기가 흐를 수 있는 공간이 놓입니다. 바깥의 단단한 벽, 그 사이의 빈 영역, 실내를 구획하는 유리면이 깊이를 가진 경계를 형성합니다.
이 간격은 외관과 실내에서 서로 다르게 드러납니다. 밖에서는 원형 개구부 너머로 안쪽 면이 물러나 보이면서 건물 표면에 깊이를 더합니다.
빛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두 겹의 경계가 중요합니다. 바깥벽과 안쪽 유리 사이의 공간은 그늘을 만들고 직접 들어오는 햇빛을 걸러내도록 계획됐습니다.
거리와 이어지도록 계획한 저층부
저층부에서는 건물과 도시의 연결을 다르게 풀었습니다. 별도의 로비를 중심에 두기보다 거리에서 건물의 동선으로 이어지도록 계획했습니다. 외벽이 묵직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어도, 사람이 건물에 접근하는 부분에서는 도시와의 경계를 열어 두려는 방향을 택한 것입니다.
2020년 당시 1·2층에는 카페 공간이 있었고, 그 천장에는 TSC 합성보가 마감에 가려지지 않은 채 드러나 있었습니다. 상부 업무공간에서 구조적 역할을 하는 부재를 저층부에서는 눈으로 볼 수 있었던 셈입니다. 이는 당시 공간 구성에 관한 기록으로, 현재의 카페 브랜드나 운영 현황을 뜻하지 않습니다.
저층부와 업무공간은 개방성을 다루는 대상도 다릅니다. 저층부에서는 거리에서 이어지는 접근과 사람의 움직임이 중심이고, 업무공간에서는 구조기둥의 간섭과 평면의 유연성이 중심입니다. 같은 건물 안에서 도시를 향한 열림과 내부 공간의 열림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구현됐습니다.
김인철의 설계와 어반하이브의 건축적 특징
어반하이브는 김인철과 아르키움이 설계했습니다. 김인철은 1986년 아르키움을 개설한 뒤 전통을 해석하는 ‘열림’을 주요 주제로 작업해 왔습니다. 어반하이브에서는 이 관심이 거리와 건물의 관계, 외벽과 실내 사이의 간격, 사용자를 위한 공간의 구성으로 구체화됩니다.
단순한 직육면체를 선택한 배경에는 분주한 도시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받아들이려는 설계 의도가 있습니다. 건물의 윤곽을 복잡하게 만드는 대신 일정한 원형을 반복하고, 가까이에서는 그 깊이와 틈을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큰 형태의 단순함과 작은 부분의 입체감이 함께 작용합니다.
어반하이브 사무실 임대라는 주제에서 이 건물의 차별점은 외관과 업무공간이 하나의 구조적 결정으로 연결돼 있다는 데 있습니다. 거리에서는 원형 콘크리트 벽이 건물의 인상을 만들고, 내부에서는 그 벽과 합성보가 넓은 사용자 공간을 뒷받침합니다. 눈에 보이는 형태가 공간을 만드는 방식까지 설명하는 건물입니다.